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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독특한 연출과 아름다운 색감의 동화같은 영화

호콩이 2025. 4. 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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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개봉하기 전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고, 여러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다. 포스터부터 정말 다채로운 색감이 드러나고 어른들의 동화를 보여주는 듯한 판타지스러움이 표현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목을 끌었던 것 같다. 이전부터 이 영화를 봐야지 다짐했다가 이번 기회에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도대체 이게 뭐지? 뭘 이야기 하려는거지” 하고 의문이 생겼을 것이다. 도저히 이 영화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전해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색감만 예쁘고 조금 우스꽝스럽다는게 다였으니까 말이다. 나도 이 영화를 다 보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해석”을 검색해 보았다. 하지만 적당한 해석이 없어서 유투브 동영상을 보았다. 그리고 동영상을 참고하여 밑에 이야기할 이 영화의 여러가지 재미있는 요소들을 소개해 볼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해석이라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이 영화를 해석하려고 보아서는 안된다. 영화를 해석한다는 것은 영화의 내용이 의미하는 바를 찾는다는 뜻인데 이 영화 내용을 보면 알다시피 어떤 의미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있다. 감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로맨스 영화도 아니며 추리영화도 아니고 재난영화도 아니다. 그냥 한 살인사건을 해결하고 해결하려다가 끝이 나는 웃긴 어른들의 동화같다. 그러므로 이 영화를 해석하려고 하기 보다는 감독이 의도한 여러가지 연출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이 영화를 흡수하기 위한 키(key)가 될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이 영화는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를 보는 방법을 제시하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영화를 보면서 조금씩 눈치챌 수 는 있겠지만 내용에 빠져들어서 이 영화가 의도하는 형식과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독이 어떠한 의도로 이런 구도에서 연출을 했고, 어떤 기법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알면 이 영화의 매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1. 색감

이 영화의 가장 큰 무기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색감이다. 아주 다채롭고 다양한 색들이 사용되어서 더욱 동화 같은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색을 사용하여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는데 시공간의 변화에 따라 색의 변화의 주어서 더욱 독특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색은 호텔의 밝은 면을 보여주는 영화 초반 빨강, 보라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후 어두운 색, 무채색으로 구성되다가 시간이 지나있는 호텔을 표현하며 주황색, 갈색을 주로 사용하였다. 색에 따라 시간의 변화를 주고 그에 따른 분위기를 묘사하여 더욱 관객으로 하여금 이 영화에 몰입하게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2. 미니어처

 

 

이 영화의 몇몇 장면들은 진짜 미니어처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특히 이 영화의 포스터에 나오는 핑크색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도 미니어처로 만들어 졌고, 호텔로 올라가는 부분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도 미니어처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그리고 썰매를 타고 스키를 타는 장면에서도 미니어처와 같이 작고 귀엽게 묘사하여 이 영화가 더욱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게 한다.

3. 영화에서 등장하는 캐릭터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모두 과장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 모습과 함께 고유의 성격과 역할을 부여하고 독특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모두 다른 성격과 인격을 가진듯한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이 영화가 동화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4. 화면의 비율


이 영화는 화면의 비율을 시대에 따라 다르게 두었다. 평범한 영화는 영화 스크린에 꽉차게 연출을 하는데 이 영화는 좁은 비율을 사용하여 (그 당시에 사용되었던 영화비율을 사용함으로서) 더욱 독특함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이 부분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된다.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알아차렸는데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 스크린에 딱 맞게 영화를 구성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진 것 같았다.

5. 액자식 구조

 

액자식 구조를 사용하여 이야기 속의 이야기속의 이야기를 구성한다. 이 영화의 처음은 어떤 소녀가 책을 들고 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책의 작가인듯한 한남자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하나의 액자를 또 구성한다.

흔히들 사람들은 작가가 끊임없이 상상력을 발휘해 온갖 에피소드와 사건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스토리를 창조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사실 정반대죠. 주변 사람들이 작가에게 캐릭터와 사건을 제공한답니다. 작가는 그저 잘 지켜보고 귀기울여들으며 스토리의 소재를 주변의 삶속에서 찾아내는 거죠. 작가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동시에 타인의 이야기를 듣죠 지금부터 여러분께 전혀 상상도 못할 이야기를 제가 들은 그대로 토씨하나 빼놓지 않고 온전히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한 노인의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액자속의 액자, 이야기속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욱 소설, 동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리는 이유이다.

또한 영화내의 연출도 마치 액자속의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영화 내 인물들을 명화속 주인공 처럼 느끼게 한다.

 

6. 화면의 구도

 

이 영화는 화면의 구도가 수직, 수평 좌우대칭의 구조가 많이 나온다. 이 특징은 이 영화감독의 특징이기도 한데, 강박적으로 수평적, 좌우대칭적 요소들을 넣어서 영화를 보는데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스토리 자체는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진부한 스토리에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합치면서 미스터리 스릴러에도 불구하고 너무 아름다운 동화의 기분이 든다. 또한 잔인한 폭력에 대한 묘사들이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그런 것들을 감상하는 관객들이 폭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당시 파시즘, 많은 전쟁이 일어났던 시기들에 아무렇지 않게 폭력이 자행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여러 평론가들이 설명하기도 했다.

폭력을 하고 살인을 하는 장면을 웃기고 익살스럽고 우스꽝스럽게 연출하여 아주 잔인한 장면들인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는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영화에 마지막 부분에 노인이 이야기를 마무리 하면서 구스타프에 대해서 “그는 그저 자신의 환상 속에서 멋지게 산 거지” 라는 대사를 내뱉는데 이 대사의 번역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But, I will say, he certainly sustained the illusion with a marvelous grace.”는 다시 번역을 해 보면 “하지만 말하건대, 그는 훌륭한 품위와 함께 그 환상을 분명히 지켜내고 있었어” 였다고 한다. 이런 점도 유의해서 이 영화를 관람하면 좋을 것 같다.

 
 

자, 이렇게 영화에 대한 묘사들을 읽어보니 영화가 한층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가? 더욱 복잡하고 신기한 연출들이 많이 가미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눈을 기쁘게 해주기도 하지만 새로운 방식의 접근으로 영화를 구성하는데에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 같다.  또 인상 깊은 평이 있었는데 “한장면도 버릴게 없다.” 라는 문장이었다. 정말 이 영화는 어느 한 장면도 버릴 것이 없고 다채롭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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