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 김영하
이 책은 작가의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과 인생을 연관지어 서술한 책으로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는 여행에 있어서 작은 부분들을 의미있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것을 작가스스로의 경험과 연관짓는다는 점에서 소소하지만 깊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뜻밖의 사실이나 예상치 못한 실패, 좌절, 엉뚱한 결과를 의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에는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강력한 바람이 있다. 여행을 통해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과 세계에 대한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저번에 일본을 방문했을 때 내가 이렇게 계획적으로 빠릿빠릿하게 여행에 임하게 될줄 몰랐다.
일본 지하철이 아주 복잡하기로 유명한데, 운이 받쳐 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주 지하철을 잘 타고 다녔고, 한번도 잘 못타거나 갈아타지 못한 적이 없다.
나는 이전부터 내가 어리버리하고 산만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타지에 가니까 그렇지 않은 나의 모습을 보고 살짝 놀라기도 했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지만, 내면적 목표를 얻고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알게 되는 것. 생각해 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 었다.
어떤 인간은 스스로에게 고통을 부과한뒤 그 고통이 자신을 파괴하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고자 한다. 그때 경험하는 안도감이 너무나도 달콤하기 때문인데 그 달콤함을 얻으려면 고통의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 부분은 인생과 관련지어서 이야기 할수있다.
나도 가끔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고통을 겪은 후에 나 자신을 보면 어떤 한 부분이 달라져있는 것을 볼수있다. 더 성장하고 더 큰 세상을 볼수있게 된 나 자신이 만족스러워서, 성장하고자 일부러 힘든 곳으로 가끔 뛰어 들곤 한다.
그럴 필요까지야 있겠냐마는 인간은 고통을 느낀뒤 더 큰 안도감을 느끼는 것 처럼 고통이 있어야 행복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눈에 보이는 적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어떤 허깨비와 싸우는 것일지도, 그게 뭔지도 모르는 채로
집은 안식의 공간이지만 상처의 쇼윈도 이기도 하다.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 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이다.
아주 공감되는 문장이었다. 집은 안전하고 인식의 공간으로 생각된다. 나 또한 대학생활을 하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있다가 방문하게 되면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고 진정한 집에 왔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가 많은 상처를 받은 공간이기도 하다.
어렸을때 나는 부모님께 스스로 사랑받지 못했다고 여겨 힘들어 하기도 했었고, 부모님도 아이를 키워본적이 없어서 이런 나를 당황스러워 하고 많이 혼내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부모님께 받은 상처들이 집안 곳곳에 남아있기도 하고 그때의 내가 떠오르기도 한다. 집은 안정적인 공간이지만 상처를 모아둔 공간이기도 하다.
삶이 부과하는 문제가 까다로울수록 나는 여행을 더 갈망했다.
그것은 리셋에 대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고등학교 생활이나 직장 생활동안 “여행 가고 싶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비자 카드를 만들기 위해서 은행을 방문하였다. 은행 직원분이 나에게 외국에 가냐고 물었을 때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은행원분이 너무 부럽다고 이야기 하면서 정말 부러워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은행원을 보며 ‘ 아 나도 어떤 사람에게는 부러운 삶이 될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그런 우리를 이미 지나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부터 끌어내, 현재로 데려다 놓는다.
삶이 힘들 때, 이 곳을 벗어나고 싶을 때 우리는 여행을 떠올린다. 여행을 가면 일상에서의 복잡함들이 없어지고 현재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여행은 현재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일상과 구별되는데 이 책은 그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현재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태국엔 당신의 이십대가 있었고, 캄보이디아에는 당신이 태어나기 이전의 시절이 있었다.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라고 이야기한 학자가 있다. 그 뜻은 여행하는 인간이라는 뜻이다
인류와 침팬치가 다른 점은 인간은 침팬치 보다 아주 많이 활동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든 생각: 잠을 줄여야 진화할수있는가?
침팬치와 인류의 차이점이 이곳에서 나온다면 내가 만약 잠을 줄이고 시간을 활용한다면 난 더 진화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뭔가 과거를 되돌아 보았을 때 일찍 일어날때와, 늦게 일어날때의 인생은 다른 느낌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루를 시작하는 상쾌함부터 하루를 끝내는 성취감 까지 일찍 일어나는 것이 나의 인생에 더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고있다. (하지만 그게 제일 힘들다,,,, 일찍 일어나는 것)
요즘 유투브를 보아도 “새벽 4시반의 기적” 과 같은 이야기들이 많은데 정말 일찍 일어나고, 잠을 줄인다면 조금 더 진화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자기 의지를 가지고 낯선곳에 도착해 몸의 온갖 감각을 열어 그것을 느끼는 경험, 한번이라도 그것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이상이 아닌 여행이 인생의 원점이 된다.
싱가포르에 밤비행기를 타고 도착해서 호텔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커튼을 열었을때 그 광경을 본 나의 감정을 잊지 못하는 것 처럼, 한번이라도 그런 느낌을 경험한 사람들은 여행을 잊지 못할 것이다.
또한 나는 한국에 귀국하는 비행기를 타고 착륙할 때 그 감정이 매번 신기하다고 느꼈다. 한국에 잘 돌아왔다는 안도감, 공항에 다시 도착해서 가족들을 볼 설레임과 이제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는 싫증이 함께 겹쳐온다. 그러한 기분도 여행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이 책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오디세우스의 여정이야기를 하면서 여행과 인생을 비교하는데 그 부분이 아주 재미있어서 집중하고 읽었던 부분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것을 우리의 일상화에 대입시키는 것은 드문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오디세우스는 아주 오랜시간 여정을 떠나서 많은 고난을 겪고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그 부분이 우리의 인생과 비슷하다는 부분이 있었고 흥미로웠던 것 같다.
나는 여행을 아주 많이 갔다. 내가 경남에 살고있어서 부산, 경남, 울산은 안가본 곳이 없고 강원도와 경기도를 제외하고 어릴 때부터 관광지란 관광지를 다 돌아다녔다.
그렇게 여행을 어릴 때부터 많이 다녀도 나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다들 여행을 가면 다른 시각이 생겨서 더욱 넓은 세상이 보이곤 한다던데, 나는 이 주변만 돌아다녀서 그런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해외여행은 괌, 됴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이렇게 4 국가만 다녀왔다.
괌에 갔을때는 어떠한 경험을 하려고 간 것이 아니라 수능끝나고 휴양지로 괌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다녀왔다. 가서 깨달은 것은 없다. 더 넓은 시각이 생기지도 않았고, 큰 깨달음을 얻지도 않았으며 가서도 큰 고난과 역경이 없었던 것 같다.
도쿄는 내가 정말 가고 싶어서 친구와 두명이서 자유여행을 떠났던 곳인데 갔다 와서 얻은건 도쿄가 생각하는 것 보다 아주 큰 도시라는 것, 그리고 지하철이 복잡하며 일본은 술, 담배, 성적인 것과 관련해서는 아주 개방적이라는 것. 그 뿐이 었다. 그 곳을 방문하고도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만 가득 담은채 돌아왔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갔을때는 이전에 머물던 것 보다 조금 오래 머물러 있어서 그런지 세상이 조금 넓어 보이긴 했다. 특히 싱가포르에 방문했을때는 세계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은 문화가 있었으며 나라가 아주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이 곳에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싱가포르에 대한 공부를 더 하면 할수록 한국이 이런 나라가 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현재 진행중이다. 그리고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와 비교할 기회가 많았는데 사람들이 아주 친절하다는 것만 느낄수 있었고 다른 특이한 점을 알아내지는 못했다.
아직 내가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매사에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여행을 좋아해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아직 여행을 하면서 크게 느낀 것은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여러 구절들이 내가 여행을 하면서 깊이 느끼지는 못했던 부분들을 끄집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것 같아서 나의 여행을 다시 되돌아 볼수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주에 나는 말레이시아에 방문하게 된다.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서 같은 대학생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때 이 책에서 외면적 목표 뿐만 아니라 내면적 목표를 성취하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녀와서 나의 감정을 다시 이 블로그에 담아보려고 한다.
내가 내 발로 한 여행만이 진짜 여행이 아니다. 내발로 다녀온 여행은 생생하고 강렬하지만 미처 정리되지 않은 느낌을 준다. 우리의 여행경험도 타자의 시각과 언어로 좀더 명료해진다.
우리는 인생의 축소판인 여행을 통해 환대와 신뢰의 순환을 거듭하여 경험함으로써, 우리 인류가 적대와 경쟁을 통해서만 번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여행이 길어지면 생활처럼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충분한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생활도 유랑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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