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나무의 파수꾼 - 히가시노 게이고
“녹나무가 어떤 힘을 가졌는지, 녹나무 파수꾼 일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깨닫는 날이 올거에요”
염원: 마음속에 간절히 생각하고 기원함 (소원, 바람)
오랜만에 가슴이 따뜻해 지는 소설을 읽었다. 바로 2020년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 녹나무의 파수꾼이다. 출간이 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을 보고, “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인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책은 꼭 읽어 보겠다고 생각했다. 추리소설을 자주 출간하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나미아 잡화점에 이어서,,, 또 명작을 내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정말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자세한 묘사와 빠른 전개들, 생각지도 못한 결말과 이야기 소재들이 어우러 져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색깔을 가진 소설이 완성되는 듯 하다.
이번에 읽은 “녹나무의 파수꾼”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책 중 4번째로 읽게 되었는데, 최근에 읽었던 “용의자 x의 헌신”이 너무 재미있어서 더욱 관심을 가지던 중 바로 구매하게 되었다.
절도의 혐의로 유치장에서 감옥을 갈 날을 기다리던 레이토에게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이모님이 나타나 그를 유치장에서 꺼내주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한다. 레이토를 감옥에서 빼주는 대신에 ‘녹나무 파수꾼’이라는 자리를 제안하게 되고, 녹나무 파수꾼으로서 일하면서 녹나무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가게 되는 책이다.
내용이 엄청나게 신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꽤나 감동적이었고, 문장과 문맥들이 완벽하여 아주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라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불륜과 흔히 우리가 막장 드라마에서 이야기 하는 것들이 나오기는 해서, 조금 끼워맞추는 듯한? 기분이 든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일본과 한국의 문화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저번에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 성적으로 아주 개방된 나라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에 한국과 같이 조금 덜 개방(?)적인 문화권에서는 다른 느낌으로 읽힐 수 있다고 보았다.
녹나무의 파수꾼이라는 제목부터 읽고 싶게 만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도대체 읽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이번 소설은 인생에 있어서 몇몇 교훈을 던져주기도 하고, 추리소설인데 추리소설이 아닌 것 같은 오묘한 느낌도 주며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으니 시간날 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스포,,,이지만 끝에 레이토와 그의 여자인 친구의 관계가 잘 되어갔는지,,, 아니면 그냥 친구로 남았는지 그것을 알려 주지 않아서 조금 찜찜한 기분이 든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시간이 된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책에 큰 흥미가 없는 사람도 이 책을 통해서 흥미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재미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옮긴이 양윤옥이라는 분이 책을 마치며 이 책에 대한 짧은 소감을 남겼는데, 좋은 말인 것 같았다.
"인간의 유한한 삶을 훌쩍 뛰어넘는 자연물에는 신이 깃드는 것일까 아니면 인간의 깊은 염원이 그것에 신을 불러들이는 것인가"
어이없이 놓쳐버린 삶을 끝까지 지켜봐준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어떻게든 몸부림치며 남겨놓으려 했던 실낱 같은 흔적의 선율 이야기가 특히 가슴을 쳤다.
책에서 좋았던 구절들을 정리해 보았다. 책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을 지도 모르지만 자기계발서에 실릴 것 같은 꽤나 교훈적인 문장들이었다.
인간이란 허세를 부리는 사람보다 그런게없는 사람을 더 두려워하는 법이니까요.
왜냐면 태어났을 때 제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죽을 때 뭔가 하나라도 지니고 있다면 제가 이긴겁니다.
어떻게든 정면 벽에 구멍을 뚫어 한복판에 길을 낼 수는 없을까.
누군가가 만들어둔 길을 단순히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언어의 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마음속에 있는 생각 모두를 언어만으로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그래서 녹나무에게 맡기시도록 하는 것입니다.
잊어버리는 거요, 그게 꼭 그렇게 나쁜건가요?
기억력이 떨어져서 평소에 알았던 것 들을 외우지 못한다고 해도 뭐 딱히 안좋을건 없잖아요.
방금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이렇게 마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해져 오는게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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