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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우리는 거짓말쟁이 - E.록하트 : 사춘기 성장 소설

호콩이 2025. 3. 23.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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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짓말쟁이 - E.록하트


 

이 책은, 반전 결말이 돋보이는 불안정한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심리를 담은 청소년 소설이다.

아이들의 밝고 발랄한 문체들이 돋보이지만, 동시에 현실을 꿰뚫고 문제를 직시하게 하기도 하며

중간중간 동화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신비로운 느낌도 주고, 마지막에 충격적인 결말로 인해서 문제들을 되돌아보게하는 힘이 있다.

미국에서 큰 부자인 할아버지 밑의 세명의 딸, 캐리, 베스, 페니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 조니, 미렌, 케이든스와 조니의 친구 갯이 주요 등장인물이며, 어릴 적 부터 여름이 되면 할아버지의 땅에 모여서 같이 카약도 타고 맛있는 식사도 하며 지내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느 순간 부터 나 '케이든스'는 갯과 사랑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방황과 내면의 충돌이 시작된다.

"갯의 옆모습을 보았다.

그는 그저 갯이 아니었다.

갯은 사색이며 열정이었다. 야망이자 진한 커피였다."

"손 잡아도 돼?

지금 우주가 진짜 거대해보여.

뭔가 붙잡을게 필요해"

여름밤의 뜨거운 불길처럼 그 둘은 사랑을 하게 되고,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다. 부유한 조니와 미렌과 케이든스와는 달리 평범한 집안의 아들인 갯은, 할아버지의 자산문제와 세계의 평화, 불평등 문제를 거론하고 케이든스는 그 문제를 점점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엄마들, 캐리, 베스, 페니는 할아버지의 자산으로 먹고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립하지 못했고, 아직도 할아버지의 눈치를 보고 그들끼리 싸우고 술에 취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자산을 더욱 더 많이 물려받기 위해서 자식들을 조종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케이든스가 싱클레어 가문의 위상을 위해서 갯과 헤어지기를 원하는 눈치를 보인다. 코끼리의 상아를 사고, 엄마들에게 상속으로 협박을 하는 할아버지가, 사춘기소녀 케이든의 시선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 그것을 그녀의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르러서, 그렇게 표현된 것들이 모두 아이의 입장에서 비춰진 것이라는 결론이 난다. 할아버지는 사실 가문의 위상보다는 사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우선되어 있었을지도 모르고, 엄마의 욕심도 욕심이 아닌 사랑이었지만 반항어린 눈에서는 그렇게 보여졌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소설 중간중간에 상황을 공주와 왕자, 쥐와 용이 나오는 동화로 변형시켜서 책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고, 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 것 같다. 그리고 청소년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과 시선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되어서 새로운 느낌도 있었다. 그때만 느낄 수 있었던 풋풋한 사랑과 열정, 순수한 욕망들과 반항들을 오랜만에 겪은 것 같이 느껴져서 좋았던 것 같다.

 

 

"내가 좋은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

나도 마찬가지야. 그냥 되는대로 대충 살고 있어."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묘사들과 술술 읽히는 재미있는 스토리들이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모두 청소년기를 겪어왔고, 그때의 순수한 마음들을 동경하고 있다. 모순덩어리던 그 시절의 모습,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어서 혼란스러웠고 당황했고 답을 구하기 위해 여러 질문을 던졌던, 자신이 무언가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패기들과 어린 마음들.. 잊고있던 그런 마음들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거기서 그치기 보다는 반전 결말로,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모습들과 당황하는 케이든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실수를 겪어 나가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고, 그리고 그것을 이해해주려고 하는 어른들의 모습들로 케이든스가 한단계 성장하는 듯했다.

그저 속물적인 것들로 가족을 잃었고, 가족의 모습을 새롭게 바꾸기 위해서 행했던 시도들. 케이든스가 이번의 큰 실수로 가족들을 더 친절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를 바란다.


 

부조리한 환경에 놓여있다고 생각한 케이든스는, 완벽해야만 하는 가족들의 모습에 질리고 싱클레어 가문을 통째로 '정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친구들(조니, 미렌, 갯)과 모의하여, 아무도 없는 집을 불태워버리기로 한다.

"직원들이 쉬는 날이었고

우리 거짓말쟁이들만 섬에 남아 있던 그날 밤,

우리 넷은 두려워했던 일을 해냈다.

우리는 집이 아니라 상징을 태웠다.

우리는 상징을 완전히 불태웠다."

"만약에

우리가 어떻게든

아름다운 싱클레어 가족을 그만두고

그냥 가족이 될 수 있다면?

우리가 어떻게든

다른 피부색, 다른 배경이 아니고

그냥 사랑할수만 있다면?

우리가 모든 사람이 변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면?

강제하다니

넌 신처럼 굴려고 하는 구나. 갯이 말했다."

"우리는 가족이 무너지는 것을 놔두면 안된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악을 받아들여선 안된다

우리는 맞서 싸워야 한다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

심지어 우리는 영웅이 될 것이다."

이모들이 남겨둔 와인을 몇잔 먹고 친구들에게 2층과 지하실에 기름을 뿌리고 오라고 지시하고, 그녀도 기름을 뿌린다.

취한 케이든스는 착각을 하고 친구들을 잊어버리고, 그냥 기름에 불을 붙여버린다. 사방에서 고함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리고, 그녀는 자신이 행한 실수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

차츰 기억을 되찾으면서 그녀가 저지른 사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자신이 제법 반항적이었고 모든것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만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이 책이 이 끝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녀는 용서받았고 친구들을 상상속에서 하나씩 떠나보내게 되고, 가족들은 그녀의 실수를 보듬어주면서 그녀는 한층 성장하게 된다.

"왼손에 '조금만 더' 그리고 오른손에 '친절하게'라고 쓴다."

청소년들의 반항심과 혼란스러움을 잘 드러내는 책이었고, 진보적인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져서 즐겁게 완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람들을 이렇게 죽일 수있다는 것이 끔찍하게 느껴졌고, 이것이 소설뿐이라서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보니 할아버지와 엄마들이 모두 잘못된 사람들일 수도 있다는 오해도 했다 - 엄마가 케이든스에게 먹이는 약이,, 치료를 위한 약인지 아니면 엄마의 욕심으로 먹여지는 약인지.. 의심하기도했다)

어릴때의 잘못된 판단이 사람들을 죽이고 아픔속에 가둘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어른들에게 조금 더 친절해지고 그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주는 소설인것 같다.

"어서 켜봐, 마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불은 아름다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거야

행동하지 않는면 우리가 사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

그들은 소녀에게서 성냥을 받아들고 불을 켰습니다. 마녀는 아이들이 불타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들의 아름다움이,

그들의 생기가,

그들이 지성이,

그들의 재치가,

그들의 열린 마음이,

그들의 매력이,

그들의 미래에 대한 꿈이 불탔습니다.

마녀는 이 모든 것이 연기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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