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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 삶은 혼돈으로 이루어져 있다

호콩이 2025. 3. 2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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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삶에 대한 통찰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점이다. 스스로 어릴적 부터 느껴왔던 삶의 무의미와 스스로의 불필요성을 느끼면서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느낀 저자는, 삶의 의미를 다시 되찾기 위해서 열정적으로 삶에 임했던 데이비드를 연구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삶을 연구하면서 삶의 의미와 혼돈, 자연, 언어의 개념등등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

우리는 중요한 존재인지, 중요하지 않은 우주의 티끌인지 고민하고, 결국 우리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합리화하기 위해,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이 아니라 민들레 법칙(민들레도 어떤 사람에게는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존재다)에 따라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사회에거 서로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룰루밀러가 자신의 머리에 결국 총을 겨눴다면 보지 못한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과 세상을, 그녀의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직시하게 되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다.

가장 희망적이었던 순간에조차, 나의 하찮은 뇌는

그녀만큼 한없이 도취시키는 존재를 꿈에도 결코 상상해내지 못 할거라고...

우리는 하루하루 삶을 버텨나가고 있다. 유투브나 인스타그램만 봐도 부정적인 단어들이 넘쳐나고,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죽지 못해 산다는 둥, 삶은 버티는 것이다라는 둥..

나는 의미가 없는 존재이며, 이 우주에 없어도 되는 존재인데 왜 살아야 할까?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무수히 던지던 때가 있다.

결국 그 우울증은 일단락 되었지만, 이제 나는 그런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나라는 존재가 필요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 더 위로 올라가려 노력한다. 나는 연민하지 않고 불쌍하게 보지 않는다. 더 높은 목표를 이루어내고 삶의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하며, 나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매 순간 느끼려고 한다. 이런 깨달음을 얻기까지 많은 아픔을 겪었다. 룰루밀러, 이 책의 저자도 우울증을 겪고 이제야 이 사실을 깨달은 것일지도 모른다.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우울증과 삶에 의미를 잃었던 룰루 밀러는 방황의 시기에 삶의 의미와 답을 찾기 위해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연구한다.

 

룰루밀러의 아버지는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라고 알려주었다.

“혼돈이라는 막무가내인 힘의 거대한 소용돌이 그것이야 말로 우연히 우리는 만든 것이자 언제든지 우리를 파괴할 힘이다”

“너한테는 네가 아무리 특별하게 느껴지더라도 너는 한마리 개미와 전혀 다를게 없다는 걸. 좀 더 클 수는 있겠지만 더 중요하지는 않아”

“넌 중요하지 않아”라는 말은 아버지의 모든 걸음, 베어 무는 모든 것이 연료를 공급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의 그러한 말은 룰루밀러의 삶 전체에 영향을 주었다. 나는 중요하지 않으니 내가 하는 행동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게 아닐까? 나는 중요하지 않은 존재인게 아닐까? 그러한 생각은 방황과 우울로 이어졌고 그녀의 삶을 한층 더 가라앉게 만들었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자신이 지금껏 쌓아온 업적들이 한순간에 모두 무너지는 것을 눈으로 지켜봄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꿋꿋히 다시 일어선다. 어릴 적 형이 세상을 떠났을때도 자연의 분류와 질서에 더욱 집착하였고, 물고기 수집통이 지진으로 인해서 다 무너지고 깨지고 물고기들이 이름표와 다 뒤섞여 버리는 그 순간에도, 그는 그 물고기들과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물고기 속으로 바늘을 넣어 이름표를 실로 연결한다.


저자 룰루밀러는 그런 조던의 삶의 태도를 배우고자 그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어떻게 저런 삶의 자세를 가질 수 있을까?

 

“엔트로피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이며, 그 어떤 인간도 결코 엔트로피를 줄 수 없다는 메시지에 데이비드는 반응하지 않았다. 이 경이로운 작자는 바늘을 꺼내 우리 지배자의 목구명을 향해 찔러 넣었다. “

 

“결코 승리하지 못할거라는 그 모든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로 하여금 혼돈을 향해 계속 바늘을 찔러넣도록 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가 우연히 어떤 비법을, 무정한 세상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어떤 처방을 발견한게 아닐까 궁금했다”

 

데이비드는 스스로에 대한 낙관을 경계하라고 했지만, 누구보다도 스스로에게 낙관적이라는 사실이 뒤이어 밝혀지고 말았다. 그리고 저자 룰루 밀러는 그것이 데이비드에게 힘을 부여한 부분이라고 믿고, 그것을 스스로에게 적용하고자 한다.

그릿 - 좌절을 겪은뒤에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는 능력.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이루어지지라는 증거아 전혀 없는데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능력

 

“그는 그의 실패를 아무렇지 않게 칭찬의 꽃다발로 바꿔놓는 재주를 선보인다. 오만을 복용하는 것이야 말로 실패할 운명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임을 보여주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자기 기만이라는게 그렇게 나쁜 일인가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어쩌면 데이비드와 나의 아버지는 자기 기만에 대해 그렇게 도덕주의적 잣대를 들이대고,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피해야하는 죄라고 비난할 필요까지는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

 


 

하지만 데이비드를 연구하고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그의 다른 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는 그의 신념 (자연의 체계) 과 목적을 위해서 (추정일 뿐이지만) 한 여성을 독살하기도 했고(스트리크닌 중독 (제인)), 완전한 덜떨어지는 인간들이 세상을 망친다며 불임 수술을 법제화하기 위해 죽는날 까지 애썼다.

 

데이비스가 존경하던 스승인 아가시를 닮아, 그는 자연을 분류해내기 시작하며 “우생학”을 주장한다.

그는 생물학적 유전에 너무 과한 중요성을 부여한 나머지, 인간의 성격을 이루는 거의 모든 특징을 생물학적 유전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백치들은 모두 자기 핏줄의 마지막 세대가 되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여기서 우리는 히틀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아오스타 마을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존엄을 누리며 살 수 있게 도와주는 마을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박멸'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그는 그 곳을 “거위보다 지능이 낮고 돼지보다 품위가 떨어지는, 피조물들이 들끓는 진정한 공포의 공간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다윈에 따르면 자연에는 가장자리도, 불변의 경계선도 없다. 움직이고 있는 혼돈의 모습을 담은 스냅사진에 불과했다. 유전자에 생긴 변이가 다양한 형태의 타격을 가해올때도 그 종이 버틸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동질성은 사형선고와 같다. 상황이 바뀌면 그 상황에 어떤 특징이 더 유용하게 적용될지는 모른다. 그가 지구의 수많은 생명들의 순위를 정하지 말라고 그토록 뚜렷이 경고한 이유는 “어느 무리가 승리하게 될지 인간은 결코 예측할 수 없기”때문이다.

 

우생학의 개념이 퍼지면서 미국 전역에서 공공복지의 이름으로 6만건 이상의 불임화가 합법적으로, 그리고 당사자의 의지를 거슬러 실시되었다. 아직도 이런 법령이 지속되고 있다.

 

데이비드는 공개적으로는 자기 기만을 그토록 공격했지만 사적으로는, 특히 시련의 시기에는 더욱더 자기기만에 의존했던 듯 하다. 긍정적 착각은 견제하지 않고 내버려둘 경우 그 착각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공격할 수 있는 사악한 힘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한 그 심리학자의 말이 옳았던 것 같다.

 

데이비드에게 자연의 질서라는 개념을 놓는다는 것은 지독히도 방향감각을 앗아가는 일이었을 것이다 “혼돈” 사다리가 데이비드에게 준 것은 바로 이것이다. "중요성이라는 사랑스럽고 따스한 느낌."

 


 

애나, 메리는 불임 & 고립을 당하고도 행복하게 함께 살아가고 있는 두 여인이다.

그 두사람은 우생학자들이 그녀가 누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 모든 것들을 인생에서 펼쳐나가고 있다.

“어떻게 계속 알아가시는 거에요?” 라는 룰루밀러의 질문에 애나와 메리는 농담으로 받아쳤다. 그 농담이 삶을 이어나가게 하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두 여인 사이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실들이. 그들이 얼마나 서로를 빈틈없이 돌보는지, 서로의 슬픔을 찰싹 때려 쫓아버리고, 모든 농담을 재빨리 받아주고, 분위기를 밝게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이런 것들이 그들에게는 모든 것일 수 있고, 그들을 지구라는 이 행성에 단단히 붙잡아 두는 힘 자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사다리의 층들은 우리 상상의 산물이며, 진리보다는 편리함을 위한 것이다. 사실 물고기는 없다.

연어, 폐어, 코끼리

폐어는 폐로 호흡한다는 것에서 연어와 더 거리가 멀다.

우리가 어류에 대해 해온 일이 바로 이와 같다. 수많은 미묘한 차이들을 어류라는 하나의 단어 아래 몰아 넣은 것이다.

물고기는 우리보다 더 많은 색을 보며 더 나은 실력을 보이고 도구를 사용 하며 바흐의 음악과 블루스를 구별할줄 안다.

언어적 거세 : 우리가 언어를 사용해 동물들의 중요성을 박탈하는 방식이자 우리 인간이 정상의 자리에 머물기 위해 단어들을 발명하는 방식이다.

이런 점들을 직시하고, 단어와 구조에 회의를 가지는 자세가 종종 필요하다.

 

룰루 밀러는 이제 스스로의 본능에 충실하기로 했다. 순간 순간 만날 수 있는 삶의 기쁨을 그 자체로서 누리기 위해 노력한다.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사람안에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잡초 안에 약이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얕잡아 봤던 사람속에 구원이 있을지도 모른다. 폭풍우 : 짜증스럽기만 한 일일까? 어쩌면 그것은 거리를 혼자 차지할 수 있는 기회, 온몸을 빗물에 적셔볼 기회, 다시 시작할 기회일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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