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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너무 시끄러운 고독 - 보후밀 흐라발 : 사고하는 인간이 인간다운 것인가

호콩이 2025. 4. 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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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끄러운 고독 - 보후밀 흐라발


 

1. 처음에 이 책이 몰입하기 어려웠다. 원래 책을 읽으면 공감이 되는데, 이 책은 조금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래도 읽으면서 그 안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그 중 하나로 "하늘이 인간적이지 않다"는 부분이었다.

여기서 얘기하는 인간적인게 뭐지? 라고 질문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세상이 급변하고 속도가 더 빨라지고.. 하면서 산업의 변화가 생기는 모습이 부브니의 거대한 압축기가 등장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느꼈다. 책이 전체적으로 혼란스럽기도하고 복잡하기도 했고, 한탸가 지하에서 일하는 환경들이 상상이 되면서 잘 읽었던 책이다

2. 고독을 선택했다는 측면에서 나와 한탸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도 혼자인 것이 고독속에서 살기 위해서인 이유도 있다. 한탸와 나는 현실과 연결된 끈이 매우 얇아서, 얇게 걸쳐만 두고 살고 있고, 한탸도 그런것 같았다.이 책 전반적인 느낌이 -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배경과 시기가 비슷해서 그런것 같다) 혼란스러운 시기속에서 작가도 고독을 느끼면서 이 책을 썼을까.. 시끄러운 고독을 느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3. 읽으면서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고 책의 내용중에 "뜻하지 않게 교양을 쌓게 된 나는" 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나는 반대로 나의 교양 수준이 낮다고 느꼈다.만탸가 처한 상황은 힘들지만 인간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만차에게 일어난 시련들이 인간적인 상황이지만, 사람들은 비웃고 무시하는 것들을 보면서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고 말한 것인가, 그럼 인간다움은 뭘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생쥐들 이야기, 집시 여자들

-> 생쥐들, 집시 여자들은 큰 뭔가를 원하지 않고 소박한 것들을 바란다.

인간의 순수함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리고 한탸나 지하 하수구 청소하는 지식인들을 묘사하는 부분에서 지식인들이 처한 힘든 상황을 그렇게 표현했을까하는 추측이 들었다.

읽으면서 복잡미묘한 마음으로 읽었다.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캐치를 못하니까 답답한 감이 있었다

4. 작가가 폐지꾸리는 일을 정말 섬세하게 써본것을 보고 , 작가가 이 일을 경험해 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법학 학위를 받았는데 매우 많은 잡일들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런 글들이 이 사람의 파란만장한 삶을 반영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살짝 비통한 부분들, 혐오스럽고, 더럽고, 읽다가 뭐지.. 하면서 읽었는데 집시, 만차 이야기 같은 재미있는 부분들도 있고 소장, 외삼촌, 똥, 엄마 - 이런 것들이 나오는데,, 어쩜 이렇게 표현을 잘 할 수 있을까 더러운걸 진짜 더럽게 표현하고 세상의 축소판인게 바로 이 압축기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중년을 넘어가는 이 시기에 예수와 노자의 비유도 참 대단하다..

어려운 단어들.. 후퇴와 전진.. 낭만이나 진보, 봄, 겨울, 전진, 후퇴 - 멋진 글을 쓰시는 구나

나는 35년간 내 압축기로 폐지를 압축해왔다 -> 주문을 진짜 외우는 것 같다 - 글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5. 최근에 화씨451 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 책과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고, 또 '책을 불태우는 것'과 '폐지를 압축시켜서 없애는 것'에 책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그거랑 접목을 시키면서 금서들을 세상에 알려지지 않기 위해서 버려진 책으로 취급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독립운동가들이 읽는 책자같은 느낌이었다.

책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어떤 사상에 대한 통제를 이기기 위함인건지, 사고와 상식의 충돌을 계속해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걸 읽으면서 머릿속이 더 시끄러워진것 같기도 한데, 예수와 노자..등등 폐지를 압축하며 주워담은 생각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지 않고 스스로 고립하여 혼자서 생각하는 것일텐데, 정화되지 않고 뭔가 꽉 막힌 그런 느낌도 있었다.

일괄적이지 않은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질문>

폐지를 압축하는게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더불어 우리가 하는 일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 한탸는 책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것같다. 책을 읽는 것이 좋고, 책을 통해서 고요함과 혼자 있고 싶은 그런 마음도 있는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나도 평소에 책읽는 시간이 확보가 안되면.. 내가 할일을 다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책을 읽는 것은 내면을 성장시키는 것 같아서 좋아한다.

- 책을 읽으면서 신기한 부분은 1장이 문단 구분이 하나도 안되어 있고 통 문장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의식의 흐름대로 생각을 써내려간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나온 내용 중 '어느 것이 내 생각이고 어느 것이 책의 생각인지', '진정한 생각들을 바깥에서 오기 때문이다'를 읽으면서 이런것들이 책을 읽는 이유인가.. 싶었고 책을 압축하는 것은 그에게 멋진 책한권을 찾아낼지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게 하는 일이었다. 그런 그에게 백색 꾸러미를 만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공들여서 만든 책이 없어지고 하얗게 다시 사용될 꾸러미를 만드는 것이 비 인간적으로 느껴졌던게 아닐까 예상해 본다.

<질문>

인간적인 것은 무엇인가?

사고하는 인간이 인간다운 것인가? 단순하고 평범한 인간이 인간다운 것인가?

한탸랑 소장이랑 비교해서볼때 한탸는 일을 하면서 교양을 쌓고 책을 보는데 열중하지만, 반대로 소장은 밀린 일을 해야 하는데 빈둥거리는 것 처럼 보이는 한탸가 못마땅한 것 같다.

이 부분에서도 사고 vs 사고하지 않는 것이 대조되어 나오는데, 한탸는 사고하는 것에 약간 매몰되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부브니의 기계와 일을 하는 새로운 사회 당원들은 그리스로 휴가를 가고, 책을 파괴하는 것에 대해서 별로 유념치 않아 하는데, 한탸는 정작 휴가를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 한탸가 진정한 인간다운 삶을 산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한탸 주변에 떠도는 '파리' -> 사탄중의 최고가 파리대왕이라고 하는데, 그런 파리로 한탸 내면의 darkside를 은연중에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p. 39

추락한 천사들이 각자의 지하실에서 일하고 있다. 전투에서 패한 교양인들이다

p. 41

나와 비슷한 수많은 사람들이 프라하의 밑바닥, 지하실과 지하공간에서 활기넘치는 생생한 생각들로 머릿속을 가득 채운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걸 알고 나니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기운이 난다

-> 스스로를 전투에서 패한 교양인이며, 사회가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또 있을 것이라는 것에 위안을 받는다/ 일종의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다.

<예수와 노자에 대하여>

 

예수
노자
산등성이를 쉬지 않고 오르는 모습
이미 산 정상에 올랐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열정적인 젊은이
체념어린 눈길로 주위를 둘러보는 노인
기도를 통해 현실을 기적으로 만들고자함
순진무구의 지혜에 도달하기 위해 자연법칙들을 유일한 방편으로 삼았다는 것을나는 알았다.
순진무구의 지혜에 도달하기 위해 자연법칙들을 유일한 방편으로 삼았다는 것을나는 알았다.
홀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무덤을 찾고 있었다.
낙관의 소용돌이
출구없는 원
극적인 갈등 상황과 싸움
도덕과 관련된상반된는 요소들의 풀리지 않는 문제를 조용히 명상한다
의기양양한 예수
초라한 외관의 노자 / 재고를 넉넉히 두고도 빈손처럼 보이는 장사꾼
낭만주의자
고전주의자
밀물
썰물
겨울
미래로의 전진
근원으로의 후퇴

 

자신이 어렸을때는 : 예수와 같은 모습

자신이 나이가 들었을때 - 지금 : 노자같은 모습

젊은이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투쟁하고, 희망과 결의가 가득차 있고 시작을 알리는 '봄'이라면

노인은 이미 세상 끝에 있고 삶을 겪어 보았으며 풀리지 않는 문제를 명상하고 체념한 상태, 겨울에 가깝다.

(사실 저는 아직 젊은이에 속해서 노인에 해당하는 노자에 대한 비유가 예수에 대한 비유보다 어렵게 느껴졌던 것은 사실이다.)

주인공 자신도 어릴적에는 깔끔하고 좋아하는 여성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런것들을 포기하고 스스로에게로 회귀하며 혼자만의 생각과 사고에 갇혀서 삶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인간의 사상과 정신의 산물인 책들을 파기하는 것이 괴로워서 상당량의 맥주를 마신다
  • 한탸의 고독속 시끄러운 정신
  • 쥐와 사람의 연관성 / 한탸보다 고상한일을 하는 지식인 조차도 책에 의존해서 살아간다는 점에서 책을 갉아먹는 쥐와 다를바 없다. 자신이 기계에 들어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도 쥐에 자신을 직접적으로 이입하는 것이다
  • 쥐들이 떼를 지어 공격하는는 것처럼 인간도 끊임없이 투쟁해 왔다
  • 한탸의 극단적인 선택 : 자신이 견고하게 붙잡고 있던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
  • 폐지압축공으로 살아가는 것에 약간의 자부심을 느꼈지만 큰 기계가 등장하고 나서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평생을 바쳐온 직업의 지속성에 대한 믿음이 허망한 것임이 드러난다
  • 더 중요한 것 : 바로 지식이 인간 사회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함을 발견하게 된다
  • " 내가 신봉했던 책들의 어느 한 구절도, 내 존재를 온통 뒤흔들어놓은 이 폭풍우와 재난속으로 나를 구하러 오지 않았다'
  • 35년간의 자신의 인생이 부정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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