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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떨림과 울림 - 김상욱 : 물리라는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

호콩이 2025. 3. 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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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 울림 - 김상욱

 

나의 울림이 또 다른 떨림이 되어 새로운 울림으로 보답받기를 바란다. 우주의 본질을 보려면 인간의 모든 상식과 편견을 버려야 한다. 그래서 물리는 처음부터 인간을 배제한다. 또 내가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느꼈던 설렘이 다른 이들에게 떨림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울림은 독자의 몫이다.


 

이 책은 “김상욱의 과학공부”를 이어 물리학 박사로서 양자역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는 김상욱 교수가 쓴 물리 지식서이다. 떨림과 울림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를 둘러싼 모든 물체들이 떨리고 있고 우리는 울림을 받는다고 설명하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떨림과 울림에 대한 정의를 들었을 때, 이 책을 꼭 보아야 겠다는 다짐을 했던 것 같다. 그 이야기가 프롤로그에 담겨있는데 꽤나 감동적이었다.

인문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나로서 과학에 빗대어 표현한 인문학적인 아름다운 문장들이 이끌렸던 것 같다. 또한 최근에 물리를 혼자 공부했었는데, YOUTUBE 채널 과학 쿠키와 EBS 물리 선생님 이광조 선생님의 강의를 참고하여 틈틈히 시간이 날때마다 물리 1을 혼자 독학했다. 물리의 세계가 처음에는 어렵게 다가왔지만 이야기를 듣고 배우면 배울수록 내가 사는 세상이 이런 세상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배움은 끝이 없고 새로운 지식은 사람의 심장을 뛰게하는 것 같다. 그런 깨달음을 대학교에 와서 알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기는 하지만, 이제라도 배움의 즐거움을 알게 되어 매일 혼자 공부중이다. (물리학만이 아니라 다른 공부들도,,,)

이 책은 물리를 중심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법을 알려준다. 물리학자들이 세상을 보는 시각을 설명하고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물리를 통해서 배울 수 있게 한다. 그런 관점이 인문학만을 공부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주 새로울지도 모른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물체의 본질에 집중하기보다는 이 물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 조금 더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기에는 새로운 학문을 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저자는 과학이라는 것이 지식이 아니라 태도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세상을 바라볼 때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하며 객관적인 증거에 집중하는 것이 과학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과를 선택한 많은 학생들에게도 이런 책을 추천 하고 싶다

하지만 이 책은, 물리를 정말 어렵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 나름대로는 쉽게 표현하려고 한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카이스트,,,, 물리 천재이다. 참고하자) 그래서 과학, 특히 물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기초지식을 공부한 후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양자역학이 무엇인지 전자기력이 무엇인지 배운적도 없고 알려고 한 적도 없는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엄청난 멘붕에 빠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이 주장하는 것은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물리를 생각해 보는 것” 이었는데 불행하게도 물리 1을 대충 공부한 나도 이해하는게 그리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 내용중에서 과학적 용어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들을 하지 않고 그냥 넘어 간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나는 아직 이해하지 못했는데 “ 그런 것들도 있다” 하고 넘어가는 것들이 개인적으로 너무 찝찝했던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독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려는 의도라기 보다는 작가위주의 생각들을 뱉어놓은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개념들도 있었고 문장들도 있었으며 더욱 부가적인 설명들이 덧붙여졌다면 물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정보를 전달하는 책은 어렵고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 보다 쉽게 여러가지 예를들어서 설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책은 그런 점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것 같아서 아쉬웠다.

책의 전체적인 느낌은 원을 엄청나게 크게 그려놓고 여러가지 개념들과 예들로 그 원이 꽉 채워져 있는 느낌이 아니라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겉핧기식 책이라는 기분이 든다. 솔직히 물리라는 세계는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어렵고 복잡한 학문이다. 그래서 모든 내용들을 담기 위해서는 엄청난 장황한 설명과 시간들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겉핧기식 책이라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 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충분한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서 알지도 못하는 개념들을 단어로서만 읽고 만 느낌 (“사과 = 빨갛고 맛있는 것” 이 아니라 “사과 = ㅅㅏ+ ㄱ ㅘ)이라서 물리에 대한 호기심을 주기에도 부족하지 않았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물리를 공부한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인문학적인 관점들과 함께 과학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주 작은 원자와 전자부터 양자역학가 전자기장, 그리고 우주와 인간까지 폭넓게 다루기 때문에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좋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 프롤로그와 부록인데 처음와 끝은 구성하고 있다. 제일 읽기가 수월했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이며 재미있었다. 나와 과학과의 성향이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 더 쉽게 설명한다면 청소년들과 과학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폭넓게 읽히지 않을 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책의 디자인이 정말 정말 정말 예쁘다. 그래서 책을 살 때 기분이 정말 좋았던 것도 사실이다. 글씨체부터 색감, 표지사진까지,,,, 출판사가 어디인지 찾아볼 만큼 표지가 너무 예뻐서 충동구매를 유발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밑의 글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과 좋은 문장들을 정리해 보았다.


- 주위에 빛이 충만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우리가 단지 태양이라는 보잘 것 없는 작은 별 가까이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 칸트는 시간과 공간을 인간이 선험적으로 갖는 인지구조라고 보았다. 우주가 시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 틀로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 138억년전 빅뱅으로 시간과 공간도 함께 생겨났다. 시간에 시작점이 있다면 그 시작점 이전의 시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리고 아마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의 단서는 빅뱅이 일어나는 순간에 있을 것이다.

- 내가 보는 별빛이 실제로 어떤 것은 1년, 어떤 것은 100만년 또 다른 것은 100억년전에 출발한 것들이다(빛의 속도는 일정하므로) 멀리서 온 것일수록 더 먼 과거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신기한 일이지만 이렇게 우리는 과거의 우주를 현재에서 볼 수 있다.

- 우리 은하는 태양과 같은 별을 1000억개나 가진 거대한 별 집단이다.

= 그에 비해서 한낱 인간은 작은 먼지에 불과하다. 어딘가에는 우리와 닮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 스티븐 호킹: 만약 우리가 우주가 왜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의 답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인간이성의 최종적인 승리가 될 것이다.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는 신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죽으면 육체는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하지만 원자론의 입장에서 죽음은 단지 원자들이 흩어지는 일이다. 원자는 불멸하니까 인간의 탄생과 죽음은 단지 원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특별한 재료로 되어 있지 않다. 그냥 원자들의 모임일 뿐이다. 우주의 모든 물체가 그러하듯이

전자 - 모두 같다

우리(실체) – 모두 다르다

- 같은 무게의 동전이라고 해도 물체를 이루는 원자의 수준으로 내려가면 전자 같은 기본입자들은 서로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 같다. 우리는 원자 같이 물질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물질위에 덧 씌워진 형상일 뿐이다. 만약 전자라는 것도 형상에 불과하다면 어떨까? 사실 전자장에서 전자가 만들어 진다. 전자도 실체가 아니라 전자장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다. 때로는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 침팬지와 인간의 유전자도 99% 같다. 인간의 평등이 생물학적인 근거로 따져보자면 우리는 이제 그 평등의 범위를 다른 생물족으로 넓혀야 할 시점이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 (위상수학을 이야기 하면서) 구멍의 개수를 유지할 수 있다면 어떤 변형도 받아들이며 자유롭게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위상수학적으로는 모두 동등한 삶이다. 삶의 겉모습을 몇배로 늘리는 것에 집착하면서 정작 바꿀 수 없는 인생의 가치에 무관심 했던 것은 아닐까?

나에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인생의 가치는 무엇일까?

- 미래를 다 아는 존재에게 현재를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어떤 대화가 되었든 헵타포드는 대화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지식이 진실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도 대화가 행해져야 했던 것이다.

- 수학에 의도따위는 없다.

- 시간은 왜 하나의 방향으로만 흐를까? – 엔트로피

-> 왜냐하면 그럴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과거에서 미래로 간다는 것은 결국 상대를 이루는 경우의 수가 작은 상황에서 많은 상황으로 간다는 것고 같은 말이다. 시간이 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우주의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이다.

엔트로피는 경우의 수라고 볼 수 있다. 잉크를 물에 뿌렸을 때 한곳에 방울로 모여있는 것 보다 퍼져있는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 통계물리적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 양자역학적으로 생각하면 우리는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았다고 믿는 것을 그린다.

- 영화 “인터스텔라”

지구는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며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지구가 우리는 버리면 우리는 멸종되거나 떠나는 수 밖에 없다. 영화는 우리가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세입자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지구가 나가라고 하면 나갈 수 밖에 없다.

- 달은 낙하하고 있다. 달이 낙하하는 만큼 지구도 태양으로 낙하하고 태양도 블랙홀로 낙하하고 있다. 결굴 그 값이 다 같아지므로 서로에게 닿지 않는다.

- 가속과 중력은 구분 할 수 없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 우주에 빈 공간은 없다. 존재가 있으면 그 주변은 장으로 충만해진다. 존재가 진동하면 주변에는 장의 파동이 만들어지며 존재의 떨림을 우주 구석구석까지 빛의 속도로 전달한다. 이렇게 온 우주는 서로 연결되어 속삭임을 주고 받는다.

- 인간이 가진 의식이 의식의 절대 기준이 되어야할 이유가 있을까?

알파고는 인간의 직관이 이해할 수 없는 수를 두었지만 어쨌든 이겼다. 그가 기쁨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인간보다 낮은 의식일까? 인간이 가진 감정이나 미적 감각, 도덕성 가튼 것이 왜 중요한가? 이런 것들은 사실 우주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산물은 아닐까?

- 우주는 법칙에 따라 움직이다. 진화에 목적이나 의미는 없다. 의미나 가치는 인강이 만든 상상의 산물이다. 우주에 인간이 생각하는 그런 의미는 없다. 그렇지만 인간은 의미없는 우주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는 존재이다. 비록 그 의미라는 것이 상상의 산물에 불과할지라도 그렇게 사는게 인간이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상상의 체계속에서 자신이 만든 행복이라는 상상을 누리며 의미없는 우주를 행복하게 산다. 그래서 우주보다 인간이 경이롭다.

- 과학자가 자신이 하는 일의 사회적 결여에 대해 과학적 의심을 하지 않을 때 그 과학은 재앙이 될 수있다.

- 과학은 단지 지식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 혹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선입견 없는 객관적이고 재현가능한 물질적 증거에만 기초하여 결론을 내리는 태도말이다. 과학은 무지를 기꺼이 인정한다. 무지를 인정한다는 것은 아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말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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