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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호밀밭의 파수꾼 - J D 샐린저 :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방황하는 미성숙한 인간을 그리다

호콩이 2025. 3. 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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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 J D 샐린저

 

내가 할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거야. 말하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싶다고나 할까.

바보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내가 정말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나는 왜 이렇게 이 책을 읽고 싶었을까

나도 모르게 이 책에 끌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의 지금 고민을 그대로 반영 하는 이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고전의 장점은 인간 내면의 깊은 마음을 잘 표현 하기 때문인 것과 과거에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살았던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한 위안이 된다는 것이다. 고전을 너무 좋아해서 시리즈로 구매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고전을 읽으면 인간 본연의 성질과 내면에 고민을 책을 통해 찾고 해결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 책도 나의 지금 고민을 너무나 잘 반영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가끔은 신기할 때가 있다 너무나 맞는 타이밍에 좋은 책을 읽고 고민에 대해서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하다. 내가 읽고 싶은 대로 책을 읽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이렇게 나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책을 만나면 이 책이 한층 더 인상적으로 남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은 방황하는 십 대의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한 책이다. 일 인칭 자전적 소설로 여러 장소들을 다니며 그가 느낀 점과 보고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나열 한다는 특징이 있다. 뭔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릴것 같은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추천 할만 하다. 상황을 비관적이고 우울하게만 보는 주인공 콜필드는 대부분의 세상의 것들을 혐오 한다. 다른 사람 같으면 선호 할 돈과 권력 따위를 싫어하고 그리고 그런 것을 선호 하는 사람들을 혐오 한다. 자신이 생각한 완벽한 세상, 이상과 현실을 계속해서 비교 하며 비관적으로만 생각한다. 그런 콜필드 의 모습에 매우 공감 했다.

왜냐하면 나도 요즘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 취직해서 돈을 벌고, 택시나 메디슨 가의 버스를 타고 출근하겠지. 신문을 읽거나 온종일 브리지나 하겠지. 그게 아니면 극장에 가서 시시하기 짝이 없는 단편 영화나, 예고편, 영화 뉴스같은 걸 보게 될거야.

 

난 현실에 부조리와 불완전성, 불공정함을 생각하면서 이곳을 빨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서 평범한 삶을 살 바에야 숲에 들어가서 월든처럼 오두막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과 단절하며 숲에서 자연과 함께 사랑하는 것이 더 낮고 완벽한 완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다른 서평을 쓴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 보니 그것은나 혼자만의 착각이며 매우 미성숙한 사고 의 일부였던 거 같다. 그리고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상황과 부딪치기보다는 그 순간을 회피하고 혼자 답을 내려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그가 좋아하는 게 하나 있다면 여동생과 순수한 사람들의 마음을 높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나도 비슷한 사고를 가지고 있어서 신기했던 콜필드의 성격중 하나였다. 부조리하고 미성숙하고 완전하지 못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화가나고 그 사람들과 함게 있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나조차도 완벽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불-완벽성에 시비를 거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이 미성숙하다고 판단되었고 지금도 숱한 방황을 하고 있는 나도 청년의 과도기를 아직 지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다.

회사에서 완벽하지 못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선배들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나보다 네 살이나 더 많이 먹고 나보다 열 살이나 더 많이 먹고 저런 편협한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면 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고 싶지 않다. 그런 마음이 이 회사를 떠나고 싶게 하고 더 나은 멘토를 향해 나아 가고 싶게 하는 마음이 생기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여러 동생들과 후배에게 매우 관대한 편이다)

그런 마음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던 나는 진정 이 조직을 떠나야 하나 매우 많은 고민들을 했다. 더 좋은 선배가 있는 회사로 가고 싶었다. 더 큰 회사가 문제가 아니었다. 더 좋은 선배가 문제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엄마 아빠와 대화를 나눈 후 느낀 점은 다른 회사를 가도 또 똑같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완벽한 사람을 찾으려고 하는 나의 이상은 이상일 뿐 이라는 것이다. (콜필드는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로 끊임없는 내적갈등을 겪고 있다.) 또한 그 이상이 현실을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이상적인 것만 주고 하는 내가 행동으로 옮긴 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고 발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이상만을 두는 것은 나의 현재 상황을 과소평가 하고 내가 노인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보게 한다는 안좋은 부분이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주인공인 콜필드 와 나는 미성숙한 사람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다 보면 네가 서른살쯤 되었을때는, 어느 술집에 앉아 있다가 주위에 있는 사람들 중에 대학에서 축구를 했던 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증오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네가 떨어지고 있는 타락은, 일반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좀 특별한 것처럼 보인다. 그건 정말 무서운 거라고 할 수 있어. 사람이 타락할 때는 본인이 느끼지 도 못할 수도 있고, 자신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거야. 끝도 없이 계속해서 타락하게 되는 거지.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인생의 어느 순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환경이 줄 수 없는 어떤 것을 찾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네가 그런 경우에 속하는 거지.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찾을 수 없다고 그냥 생각해 버리는거야. 그러고는 단념하지.

찾으려는 노력도 해보지 않 고, 그냥 단념해 버리는 거야.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니?

선생은 다시 일어나서는 들고 있던 컵에 술을 따랐다. 그러 고는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널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넌 지금 일말의 가치도 없는 일로 고귀한 죽음을 감수하려는 것이 분명하니까 말이야.

「좀 낯설게 들릴지는 모르겠다. 이건 시 인이 쓴 게 아니라, 빌헬름 스테켈이라는 정신분석 학자가 쓴 글이다. 「이렇게 쓰고 있어. 미성숙한 인간의 특징이 어떤 이유를 위해 고귀하게 죽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성숙 한 인간의 특징은 동일한 상황에서 묵묵히 살아가기를 원한다 는 것이다.

 


나만 불행하고 나에게만 시련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살면 모든 것이 장애물이 될 수 밖에 없다. 내가 취준생 시절 우울증에 걸렸던 것은 나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 때문이 었고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었다. 부딪히는게 무서워서 그냥 쉬운 길을 택하려고 했고 단념 해버리기로 했다. 그래서 나에게 물질적인 행복을 줄 수 있는 남자를 선택 했고 (물질적인 행복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행복도 줄 수 있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그는 나를 끔찍히 사랑 했기 때문이다) 그 또한 회피적인 선택 었다고 볼 수 있다. 세상의 어려움들을 이겨내 가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이겨낼 자신이 없어서 나는 항상 뒤로 숨고 피했고 다른 대안들을 생각해 냈다. 더 쉬운 대안들이었다. 더 좋은 회사에 지원했을때 떨어질 거라는 무서움에 도전 하지 않았고 더 좋은 남자를 선택 했을 때 차일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내가 쉽게 꼬실 수 있는 남자들만 골랐다. 또한 물질적인 행복을 누릴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나는 쉽게 물질적인 행복을 줄 수 있는 남자를 선택 했고 또 우울증을 반복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다시 깨닫는다. 인생의 어려움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고 그런 것들이 나를 구성하는 뒷받침들이 되어 줄 것이라는 것을.. 쉬운 길은 쉽게 끝이 난다. 어려운 길이여야 그 결과가 달고 뿌듯하다. 이쯤에서 나는 쉬운 길만 가려고 하는 나를 반성하고 또 다른 도전과 발전을 해 나가야 한다고 다짐 한다.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지만 오늘 나의 이런 모습을 다시 발견 했으니 점점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서평들을 찾아봤는데, 사소한 일탈에도 잔소리를 하고 싶다는 어른들의 후기가 많았다.그럴 것 같았다. 먹고 살기 바쁘고 현실에 치여 힘들어 하고 있는 순간에 이상만 좋고 현실을 회피 하고 있는 콜필드의 모습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답답해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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